손희
(사)한국문인협회
별다방한국문학연구소 대표
도시는 스스로를 바꾸는 순간, 가장 큰 저항과 마주한다. 어디나 그렇듯이 익숙함을 유지하려는 힘과, 변화를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는 늘 충돌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시흥이 서 있는 지점이 바로 그 경계일 듯하다.
시흥은 오랫동안 제조업 중심의 도시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공지능과 바이오산업을 축으로 한 구조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산업 재편이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을 다시 설정하려는 움직임이라 할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함께 도시의 성장 동력도 새롭게 확보될 수 있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체감이다. 아무리 거대한 계획이라도 시민의 일상에서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따라서 이 지점에서 소상공인 정책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역화폐 확대와 비용 부담 완화 조치를 들여다보자. 이는 거창하지는 않지만, 현장의 온도를 반영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도시의 미래가 산업에서 결정된다면, 도시의 현재는 골목에서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 둘 사이의 균형을 놓치지 않는 것이 행정의 핵심이 아닐까.
공간 전략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정 지역 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나, 월곶·매화 등으로 기능을 분산하려는 시도는 도시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접근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개발이 아니라, 도시 내부의 격차를 완화하려는 구조적 조정에 가까워 보인다.
시흥시의 행정 방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기반 행정 도입으로 효율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요구받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함이다. 다만, 기술은 수단일 뿐이지 않을까. 시민이 체감하는 신뢰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 주면 금상첨화가 될 듯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환경 정책이다. 탄소 저감과 같은 거시적 과제를 시민 참여형 구조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매우 긍정적으로 눈에 들어온다. 이는 정책을 ‘지시’가 아닌 ‘참여’의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변화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2026년 봄, 시흥시민은 하나의 전환기 속에 서 있는 시흥시를 바라보고 있다. 산업 구조, 공간 전략, 행정 방식, 시민 참여까지 여러 층위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변화이다. 중요한 것은 이 변화가 얼마나 빠른가가 아닐 것이다. 얼마나 많은 시민이 그 변화 속에 함께 서 있는가가 더 본질적인 질문이 될 것이다.
도시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조정되는 과정 속에 존재함이 아닐까. 시흥이 지금의 변화를 통해 단순한 성장 도시를 넘어, 삶의 질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확보하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